손병희 선생의 동상이 설치된 청주 3.1공원은 인적이 드문 곳인데다 주변에 폐쇄회로(CC)TV도 전무, 용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청원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6시께 청주시 수동 3.1공원 내 손병희 선생의 동상에 붙여진 동판(가로 40㎝·세로 50㎝)과 인근 벽면이 붉은색 분무식 페인트로 훼손됐다.
그러나 경찰은 범행 발생 5일이 지나도록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한 채 수사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가장 확실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 CCTV가 공원 내부에 한 대도 설치돼 있지 않아 신고자의 진술 외에는 이렇다 할 자료조차 없기 때문이다.
또 현장 감식에서 범인의 지문이나 발자국도 찾을 수 없었고, 범인이 사용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붉은색 분무식 페인트는 철물점은 물론, 편의점 등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어 구입처 특정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것은 깨진 맥주병 조각이 유일하기 때문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범인이 술을 마시고 버렸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깨진 병조각에서 범인의 지문과 DNA 등이 발견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유일한 단서인 만큼 내주께 나올 감식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 선열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이 역사공원을 안일하게 방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재 청주시내 공원 214개소 가운데 72%인 154곳에 CCTV가 설치돼 있으나 3.1공원은 설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 시민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대부분의 공원에 CCTV를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게다가 3.1공원은 인적이 드문데다 이 같은 범죄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 CCTV를 설치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동안 관리를 소홀이 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1980년 8월 15일 준공된 이 공원에는 민족대표 33인인 가운데 충북 출신인 손병희, 권동진, 권병덕, 신홍식, 신석구 선생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